홍콩가수-레즈비언 운동가 엘렌 루, 향년 32세로 사망…양극성 장애

최현정 기자 2018-08-07 16:39

엘렌 조이스 루 페이스북

홍콩가수-레즈비언 운동가 엘렌 루, 향년 32세로 사망…양극성 장애


홍콩 팝 스타이자 LGBT 인권운동가인 엘렌 조이스 루(Ellen Joyce Loo‧32)가 지난 8월 5일 홍콩 해피 밸리에 있는 아파트에서 투신 사망했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경 싱우 로드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유가족의 확인을 거쳐 엘렌 루라고 확인했다. 초기 조사에서 엘런 루의 타살을 의심한 만한 정황은 없었다.

엘런 루는 페이스북에 올린 마지막 공개 게시물에서 이렇게 썼다. “저는 오늘 멋진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제가 30살이 된 이후 내린 결정 중 하나예요. 사기가 높을 때는 자기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왜 그런지 마침내 이해합니다.”

1986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엘렌 루는 4살 때 홍콩으로 이주해, 15살 때 가수 겸 영화배우 황추생(Anthony Wong)에게 발탁됐다. 이후 황추생은 엘렌 루와 에만 램과 계약을 맺었고 2001년에 밴드를 결성했다. 이들은 ‘미유 미유 미유’, ‘키스 키스 키스’와 같은 앨범을 발표했고, 그의 활기차고 젊은 음악은 1980년생들의 영감의 원천이 됐다.

2010년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갔고 엘렌 루는 대만에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루는 지난해 28번째 대만 골든 멜로디 시상식 수락 연설에서 동성 아내 피셔 유징핑(Fisher Yu Jing-ping)에게 감사하면서 레즈비언 커밍아웃을 했다.

“오늘 제가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어요. 그녀가 없었다면 7년 전 나의 첫 중국어 노래를 쓰지 못 했을 것이다. 아내에게 감사해요!”

“아내와 나는 작년에 해외에서 결혼했습니다. 나는 세상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아요. 내 음악과 내 모습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없었다면, 누가 완벽함을 필요로 했을까요?”

이후 엘렌 루는 LGBT 인권 옹호자이자 동성애 결혼을 옹호하는 사회운동가가 됐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는 모두 다른 사람을 사랑할 권리가 있다”라며 “우린 진지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엘렌 조이스 루 페이스북

엘렌 루는 2013년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은 커밍아웃한 것이 정말 용감하다고 칭찬한다. 하지만 제가 한 가장 용감한 것은 조울증을 극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엘렌 루는 1년 동안 약물 치료와 상담을 통해 회복했고, 어려운 시기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집에서 수십 장의 그림을 그렸다. 이후 2015년 전시회에서 작품을 팔아 수익금을 조기 심리 재단(Early Psychosis Foundation)에 기부했다.

하지만 결국 젊은 가수는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엘렌 루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음반 제작사인 피플 마운틴 피플 씨는 루 가족을 대표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

“지난 몇년 간 루는 정신 질환과 조울증에 맞서 매우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우리는 항상 그녀의 편에 서서 그녀에게 힘과 지지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했다. 그녀는 오늘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그녀가 지구 반대편에 평화롭기를 바란다.”

엘렌 루의 음반 회사인 유니버셜 뮤직 홍콩은 그녀의 죽음에 깊은 슬픔을 표하며 애도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영원히 그녀를 그리워 할 것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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