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시골 마을에서 20년간 비밀리에 벌어진 지적장애여성 성폭력 사건을 다룬다.
시골 마을을 충격에 빠뜨린 성추문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지적장애인 어머니, 어린 남동생과 함께 세상에 남겨졌던 미경(가명, 지적장애 3급) 씨. 친척들도 돌봐주길 거부했다는 이 위태로운 가족에게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사람이 그 마을의 이장님이라고 했다. 이장님은 어린 미경 씨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친자식처럼 그녀를 보살펴 왔다고 했다.
“양딸로 키운 거 다 알아 동네에서는. 키워준 사람이거든. 걔네 아버지, 엄마 전부 살게 해준 사람이야.”
초등학교 시절, 이장은 어린 미경 씨의 후견인을 자처하며 그녀의 집을 수시로 찾아왔고 그때마다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하교 시간에 맞춰 그녀를 만난 후 차량이나 모텔로 데리고 가 성폭행을 한 적도 있다고 미경 씨는 주장했다.
심지어 그녀가 결혼을 한 후에도 남편이 없을 때 이장은 수시로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고, 작년 11월까지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악행은 계속됐다고 했다. 그녀의 충격적인 고백은 과연 사실일까? 그렇다면 그동안 왜 아무도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던 걸까?
이장님의 두 얼굴, 진실은?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미경 씨는 자신이 식당 일을 하며 번 돈의 상당 부분이 이장 오 씨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확인 결과 그녀가 일했던 식당은 대부분 이장의 지인이 운영하는 곳이었고, 그중 한 식당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100만 원 남짓 되는 그녀의 월급이 고스란히 이장의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직접 준 건 고작 10만 원 정도뿐이라는데. 미경 씨는 성폭행에 임금까지 갈취당해왔다고 한다.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