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장에서 맛보다 촉감·소리·시각적 순간을 앞세운 ‘식감 소비’가 숏폼과 SNS를 타고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하고 있다. @shu_kiiiii
최근 뚜레쥬르는 과일 모양을 정교하게 구현한 과일 무스 케이크, ‘아그작’ 시리즈를 내세웠다. 이 제품의 매력은 예쁜 외형에만 있지 않다. 소비자는 초콜릿 코팅을 깨트릴 때의 촉감과 그때나는 소리를 함께 즐긴다.
먹기 전의 행위 자체가 상품 경쟁력이 된 셈이다. SNS에서 이런 음식은 맛보다 ‘순간’으로 소비된다. 손으로 음식을 잡아당기는 장면, 끈적한 표면이 갈라지는 모습, 쫀득한 속이 길게 늘어나는 영상이 올라온다.
@teddy_zip
이런 장면은 설명이 많지 않아도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소비자는 화면을 보며 식감을 상상한다. 실제로 먹기 전부터 경험을 일부 소비하는 셈이다.
디저트는 먹는 대상을 넘어, 경험하고 기록하고 보여주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식품 소비도 개인의 취식 경험을 넘어 SNS 콘텐츠 제작과 공유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HONGSOUND
계절 음식도 온라인에서 식감 중심으로 다시 조명되고 있다. 초봄에 짧게 맛볼 수 있는 실치회도 비슷하다. 작고 투명한 실치는 젤리 같은 식감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초고추장이나 양념을 넣을 때 실치가 튀어 오르는 장면은 숏폼 콘텐츠로 공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음식 자체보다 음식이 소개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본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한국의 간식·디저트 시장이 빠른 실험과 수용을 바탕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은 더 이상 먹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경험과 이야기가 결합된 콘텐츠 소비의 형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오히려 손으로 만지고, 소리로 듣는 물리적 감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경험과 실제 감각 경험이 결합된 브랜드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각 소비는 정보가 넘쳐나는 환경에서 짧고 직관적인 만족감을 주는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