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으로 향하던 여객기 안에서 소란을 피우던 승객을 8세 소년이 차분하게 달랜 사연이 전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BBC와 피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영국의 한 8세 소년은 아버지 제임스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했다.
항공기가 이륙한 지 약 30분이 지나자 여성 승객 A 씨가 기내에서 난동을 부렸다. A 씨는 술을 마신 뒤 승무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A 씨가 “거의 승무원들을 때리려는 듯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도 매체에 “ A씨가 갑자기 화를 폭발시켰고, 승무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위협적으로 행동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승무원들은 항공기 회항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제임스는 A 씨를 자신과 아들 사이에 앉히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보고 도움을 자청했다.
제임스가 먼저 대화를 시도했고, 옆에 있던 아들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했다. 소년은 흥분한 승객에게 노래를 불러줬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이야기를 꺼냈다. 특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그려진 축구 카드를 보여주며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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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여성 승객이 다시 소리를 지르려 할 때마다 “소리 지르지 마세요”, “욕하지 마세요”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또 승객이 다시 흥분하려 하면 손으로 가볍게 톡톡 건드리며 “저랑 이야기해요”라고 달래기도 했다.
제임스는 “아들이 상황을 이끄는 모습은 처음 봤다”며 놀라웠다고 했다.
● 기장도 감사…무료 항공권·PS5 선물까지
비행 중 여성 승객이 화장실에 전자담배를 들고 가려는 일도 있었다. 이때 제임스가 전자담배를 빼앗았고, 여성 승객이 불만을 드러내자 소년은 “기내에서는 전자담배를 사용할 수 없다”고 다시 차분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장은 착륙 후 제임스와 아들에게 직접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두 사람 덕분에 비용이 많이 드는 회항을 피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는 “나는 영웅이 아니다. 영웅은 우리 아들”이라며 “아들이 없었다면 나 혼자 그 상황을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은 평소 축구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데 자신감을 키웠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집으로 선물이 계속 도착했다. 플레이스테이션5까지 왔다”며 “마치 아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