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가 1020만 명의 나치 당원 명단을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5일(현지 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는 기록보관소에 잠들어 있던 나치 당원 명부를 디지털화해 일반에 공개했다. 그동안 학술적 목적에 한해 제한적으로 열람되던 자료가 온라인 검색 엔진 형태로 전환되면서, 누구나 이름만 입력하면 해당 인물의 당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오스트리아 언론인 크리스티안 라이너는 이를 통해 할아버지가 1938년 나치의 오스트리아 합병 직후 불과 5일 만에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나치 동조자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이토록 이른 시점에 가입했을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 “우리 가족은 예외일 줄 알았다”…유럽 전역에서 ‘충격 고백’
서비스 개시 이후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가족 신화’가 깨지고 있다는 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조상을 나치와 무관한 피해자나 방관자로 여겨왔던 후손들이 실제 가입 기록을 마주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약 1020만 명의 명단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소각될 위기에 놓였던 기록이다. 1945년 나치 사령부가 당원 명부 전면 폐기를 지시했으나, 이를 전달받은 제지공장 책임자가 일부 기록을 빼돌려 보존하면서 현재까지 남게 됐다.
이후 해당 자료는 전후 미군이 회수해 보관하다가 1994년 독일 연방기록보관소로 반환됐다. 그동안은 정부 기관의 공식 요청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했지만, 이번 디지털화로 접근성이 급격히 확대됐다.
현지 사학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과거사 연구의 초점이 ‘유명 전범’에서 ‘개인 단위’로 이동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한다. 집단적 책임의 문제를 넘어, 개별 가정과 개인이 과거를 직접 마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