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운 신분증 15년간 도용…신분 바꿔가며 15억 사기 친 50대女

황수영 기자 2026-04-14 15:33

길거리에서 주운 신분증으로 15년간 타인 행세를 하며 생활한 50대 여성이 15억7000만 원대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 뉴스1 

제주에서 50대 여성이 15년간 타인의 신분을 도용해 생활하며 15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사전자기록위작, 절도 등의 혐의로 50대 여성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1년 길거리에서 주운 타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해당 명의로 카페와 술집 등을 차려 약 7년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거래를 위한 은행 계좌도 개설해 실질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2018년부터 올해 2월까지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지인이 건물주로 있는 술집에 투자하면 원금과 함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약 15억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별로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등 신분을 바꿔가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는 지난 3월 피해자들의 고소로 시작됐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 속 이름이 모두 달랐지만, A 씨가 자신을 ‘자영업자’로 소개한 공통점에 주목해 사건을 추적했고, 개별 사기 사건들이 모두 A 씨를 중심으로 벌어진 동일 사건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A 씨는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다른 사람 명의로 생활하며 서울, 광주, 청주 등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4일 광주의 한 숙박시설에 숨어 있던 A 씨를 검거했고, 이틀 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 씨의 범죄수익 은닉 여부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권용석 제주동부경찰서장은 “누구든 투자를 권유하며 송금을 요구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피해가 발생했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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