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폭 사건으로 숨진 초등학생들의 영정 사진을 침통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X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X(엑스·옛 트위터)에 “이 비행기에 탑승한 미나브 168(명)”이라고 적었다. 그가 언급한 ‘미나브’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첫날인 2월 28일 일어난 오폭 참사를 지칭한 것. 당시 미군은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를 오폭해 최소 168명의 어린이와 14명의 교사가 사망했다. 미군은 오폭 사건이 ‘표적 설정 오류’ 때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항공기에 오폭 사건으로 숨진 학생들의 사진과 가방을 좌석마다 놓아둔 모습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아이들의 사진 앞에서 살짝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은 갈리바프 의장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을 앞두고 이러한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해 미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피력하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 협상에 나선다. 이는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공식 대면 협상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미국 측이 진정한 합의를 하고 이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 역시 합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협상을 쇼와 기만 작전에 이용하려 한다면 우리의 권리를 실현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