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은 단순히 몸매를 만드는 것을 넘어 심장·뇌·폐 건강을 지키고 수명을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오래 사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운동은 뭘까.
많은 사람이 심폐 기능을 높이는 유산소 운동이나, 근육을 키우는 근력운동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과학이 내놓은 답은 조금 다르다. 최근 연구들은 테니스와 배드민턴 같은 라켓 스포츠가 수명과 가장 큰 연관성을 보인다고 보고한다.
운동 종류별로 보면 테니스는 9.7년, 배드민턴은 6.2년 더 긴 기대수명과 관련이 있었다. 이는 자전거 3.7년, 수영 3.4년, 달리기 3.2년보다 높다.
같은 시간 운동을 하더라도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한 8만 명 이상을 9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이 아무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47% 낮게 나타났다. 이는 수영의 위험 감소 28%보다 약 20%포인트 높은 수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두 연구 모두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없는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특정 운동이 수명을 직접 늘린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연관성’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테니스와 배드민턴의 효과가 두드러질까.
두 운동을 할 때 코트에서의 움직임을 떠올려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공 또는 셔틀콕이 네트 위로 날아오는 순간 몸은 짧고 강하게 반응하고, 상대방이 리턴할 때까지 짧은 휴식이 이어진다. 이러한 반복은 자연스럽게 고강도 인터벌 운동이 된다. 이런 방식은 심박수를 지속적으로 높여 심장과 폐 기능을 효과적으로 강화한다. 같은 시간 운동을 하더라도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보다 더 높은 운동 강도와 심폐 자극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심박수를 높여야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상대방과 겨루는 라켓 스포츠는 몸뿐 아니라 뇌도 함께 움직이게 만든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공의 궤적을 예측하며,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공략할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집중력과 반응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 라켓 스포츠는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교류가 이뤄진다. 이런 사회적 상호작용은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게 만드는 중요 요인이다. 사회적 연결이 인지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격렬한 움직임이 부상으로 이어질까봐 걱정된다면 대안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피클볼(pickleball)’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테니스나 배드민턴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피클볼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중장년층이나 운동을 오랜만에 시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같은 30분 운동이라도, 어떤 운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건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사회적 연결까지 강화할 수 있는 라켓 스포츠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더 즐겁고, 그 덕에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www.mayoclinicproceedings.org/article/S0025-6196(18)30538-X/abstract
-https://bjsm.bmj.com/content/41/11/760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