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전 납치된 동생, 사진 한 장으로 찾은 누나

황지혜 기자 2026-03-30 13:43

사진=掌闻视讯 화면 갈무리



중국 여성이 빛 바랜 사진 한 장으로 33년 전 잃어버렸던 남동생을 찾아낸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SCMP 등 중화권 언론은 중국 후베이성에 사는 리 린 씨(44)가 어린 시절 사진 한 장만으로 33년 년 전 빵 한 조각에 유인당해 사라진 남동생 리 신 씨(40)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고아였던 남매는 음식을 주워 먹으며 거리를 헤매다 “빵을 사주겠다”고 접근한 한 노파를 만났다. 노파를 믿은 리 린 씨는 동생이 노파와 함께 가도록 허락했지만 그게 어린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리 린 씨는 동생을 잃어버린 이후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벽돌을 나르고,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동생을 찾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실종 아동 찾기 사이트에 동생의 정보를 등록하고, 중국 곳곳을 돌며 실종 전단도 뿌렸다. 소셜 미디어의 힘도 빌렸다.

2023년 말, 리 린 씨는 동생의 유일한 사진을 영상으로 제작해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이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영상을 본 한 남성이 리팅 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는 현재 자신이 광둥성에 살고 있으며, 아주 어릴 적 누군가 빵으로 자신을 유인해 기차에 태운 기억이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현재 모습과 리팅 씨가 올린 사진 속 아이의 눈매가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납치된 후 인신매매범들에게 구타와 굶주림으로 학대를 당했으나 이 후 탈출해 광둥성의 한 가족에게 입양되어 살고 있었다.

경찰의 도움으로 진행한 DNA 검사에서 “친남매”라는 결과가 나오자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 안고 오열했다. 

리 신 씨는 인생에서 자신을 찾는 걸 포기하지 않았던 누나에게 감사하며 “수십 년간 품어왔던 슬픔이 마침내 누그러졌다”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