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대만으로 곧바로 배제되는 것은 아냐…규모·경위가 판단 기준
매장 일부 공간을 지인에게 빌려준 경우 권리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을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무단 전대’ 규정과 실제 분쟁에서 판단 기준을 살펴본다. 챗GPT 생성 이미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조문만 보면 극히 일부 공간이라도 전대했다면 권리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분쟁에서는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되지만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 매장 일부 전대만으로 권리금 못 받을까
9일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조문 문언만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전대 규모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평 음식점에서 구석 2~3평을 지인에게 디저트 코너로 사용하게 한 경우처럼 전대 면적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라면 권리금 보호 여부를 단순히 조문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대법원의 이른바 ‘배신행위론’이 거론된다. 대법원은 무단 전대가 있더라도 그것이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로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계약 해지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법리를 인정해 왔다.
이 법리가 권리금 보호 배제 사유 해석에도 유추 적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 법 조문은 임차인에게 불리
다만 법 조문 자체는 임차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 규정에서는 일부 전대의 경우에도 보호 배제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임차인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