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모임에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년 일행. 같은 나이여도 생활 습관에 따라 피부 노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아니, 너 왜 이렇게 늙었어?”
동창 모임에서 종종 나오는 대화다. 같은 나이인데도 유난히 더 늙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명예교수는 피부 노화의 상당 부분이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피부 노화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피부가 늙는 원인과 관리 방법을 정리한 책 ‘나이 들어 보여서 미치겠어요’(320쪽·1만9000원·해냄출판사)를 최근 펴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피부 노화는 단순히 세월의 흐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자외선, 열, 흡연, 미세먼지 같은 환경 요인은 피부 손상을 누적시키며 노화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또 피부 노화의 상당 부분은 유전보다 생활 습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연구에 따르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은 약 20% 수준이며 나머지는 환경과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피부를 더 늙게 만드는 일상의 습관
정 교수는 피부 노화를 가속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요인으로 자외선을 꼽는다. 자외선 노출이 반복되면 피부 손상이 축적되면서 주름과 색소 침착이 진행될 수 있다.
피부 관리와 관련해 널리 알려진 상식 가운데 일부는 오해일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예를 들어 자주 씻을수록 피부에 좋다는 생각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세정은 피부에 존재하는 정상 세균을 줄여 피부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흐르는 물로 간단히 씻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먼지와 균은 제거된다”며 과도한 세정이 오히려 피부 건조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효과를 판단할 때도 과학적 검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효능을 확인하려면 유효 성분이 포함된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을 비교하는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피부 노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값비싼 시술이나 화장품보다 일상적인 생활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면, 운동, 식습관, 자외선 차단 같은 기본적인 관리가 장기적으로 피부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피부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관리 방식에 따라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노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은 가능하다”며 “피부는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를 그대로 기억한다. 매일의 작은 생활 습관이 결국 피부 나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