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이 들어간 핫도그. 2021년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핫도그 한 개가 건강수명에 평균 -36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모델링 결과가 제시됐다.
이 연구는 2021년 미국 미시간대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인의 식품 섭취 자료와 질병 부담 지표(DALY)를 결합해, 개별 식품 1g이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에 미치는 영향을 분 단위로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건강수명은 단순한 기대수명이 아니라 암·당뇨·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제약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분석 결과 가공육은 1g당 약 0.45분의 건강수명 감소와 통계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계산됐다. 이를 평균적인 핫도그 한 개 분량으로 환산하면 약 36분 감소라는 수치가 도출된다.
● ‘36분’의 의미, 어떻게 봐야 하나
연구진은 이 수치를 “핫도그를 먹는 순간 수명이 36분 줄어든다”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가공육 중심 식단이 장기적으로 질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반영한 값에 가깝다.
이번 연구는 개별 식품의 즉각적 생리 반응을 측정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식품군별 만성질환 위험도와 환경 부담 요소를 결합한 모델링 연구다. 특정 음식을 한 번 먹는 효과보다, 해당 식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식습관의 방향을 수치화한 것이다.
연구팀은 건강 영향과 환경적 지속가능성(탄소 배출 등)을 함께 고려해 식품군을 색상으로 구분했다. 채소·과일·통곡물·견과류 등은 건강과 환경 모두에 상대적으로 긍정적 식품군으로, 가공육·붉은 고기·설탕 음료 등은 부담이 큰 식품군으로 분류됐다.
● 음식에도 ‘건강 점수’가 있다
식단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부분적인 대체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매일 섭취 열량의 약 10%를 가공육·붉은 고기 대신 견과류·채소·과일 등으로 바꿀 경우, 하루 약 48분의 건강수명 증가 효과가 추정된다는 시나리오 결과다.
전문가들은 “한 번의 선택보다 반복되는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공육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섭취 빈도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 비율을 높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식단의 방향’
특히 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중장년층에게는 특정 음식을 ‘금지’하는 접근보다 식단의 영양 밀도를 높이는 구조적 조정이 중요하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