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부모 협박하던 피싱범, 40년 구형에…“어머니가 보신다” 오열

김영호 기자 2026-01-20 10:47

태국 파타야에서 검거된 사기조직의 워크샵 모습. 뉴스1

동남아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60억 원대 사기를 벌여온 보이스피싱범에게 검찰이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야할 처지에 놓인 이 조직원은 최후진술에서 “재판장에 어머니가 와 계신다”며 오열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정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직원 A 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공범인 B 씨와 C 씨에게도 각각 징역 30년과 35년이라는 이례적인 중형을 구형했다.

● ‘가상자산 사기·군부대 노쇼’…수법 가리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에서 태국으로 넘어가 활동한 보이스피싱 조직 ‘룽거컴퍼니’에 가담했다.

피고인들은 한국인 피해자 206명을 상대로 약 66억4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상장 전 가상자산을 원가에 매수해 고가에 매도할 수 있다”고 속여 거액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군부대를 사칭해 음식점에 대량 주문을 넣은 뒤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 수법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포함됐다.

● 가족 협박한 잔혹성… 정작 본인 어머니 앞에선 ’오열’

AI로 재구성한 이미지.

 A 씨는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잔혹한 폭력까지 행사했다.

탈퇴하려는 조직원을 감금·폭행하는가 하면, 조직원의 부모에게 연락해 “돈을 주지 않으면 아들을 죽여버리겠다”, “손가락을 잘라 중국에 팔아넘겨 다시는 못 보게 하겠다”고 협박해 900만 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직원의 부모에게까지 위협을 가했던 A 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방청석에 온 자신의 가족을 보며 오열했다.

A 씨는 “어머니가 재판장에 오셨다. 잘못된 행동을 하며 바르게 크지 못해 범죄를 저지른 자식이 돼 너무나 죄송하다”며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사죄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떨궜다.

검찰은 피해 규모와 범행 수법의 불량함을 고려해 중형을 요청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2월 11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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