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간판을 교체한다. 뉴시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간판을 교체한다. 2020년 9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이름을 바꾼지 5년 4개월 만이다.
새로운 당명은 당원 의견 수렴과 국민 공모를 받아 다음 달 중에 확정할 방침이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7일 당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은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모전을 실시하고, 이후 전문가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당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2020년 8월 실시된 당명 공모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국민’, ‘자유’, ‘한국’, ‘미래’ 순이었다. 당시에도 약 1만70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으며, 최종 후보군에는 국민의힘 외에도 ‘한국의당’, ‘위하다’ 등이 올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당 쇄신안 등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 중에 핵심 가치라 보기 어려운 부정어(갈등, 분열 등)와 현재의 당명(국민) 또는 상대당이 쓰고 있는 단어(민주)는 제외했다.
분석 결과 1위는 ‘책임(1999회)’이었다. 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 차원의 책임을 강조한 자조적인 메시지와 동시에, 이재명 정부의 사법 리스크 및 장관급 인선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2위와 3위다. ‘청년(751회)’이라는 단어가 보수의 전통적 핵심 가치인 ‘자유(718회)’보다 많았다. 이는 국민의힘이 세대 확장이라는 실용적 과제에 사활을 걸어왔음을 시사한다.
6위부터 10위에는 ‘민생(591회)’, ‘미래(533회)’, ‘법치(501회)’, ‘상식(440회)’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모두 거창한 정치 담론보다는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된 키워드들이다. 가짜뉴스와 국정감사 등과 함께 등장한 ‘진실(462회)’과 ‘상식’도 보였다.
‘통합(302회)’과 ‘혁신(229회)’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협치나 쇄신보다는 당의 핵심 가치를 사수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0년 10월 5일 국민의힘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뉴스1
● 1987년 이후 7번째 개명…‘가치 중심’ 시사
보수 정당의 당명 교체는 이번이 7번째다. 1990년 민주자유당을 시작으로 신한국당(1995), 한나라당(1997), 새누리당(2012), 자유한국당(2017), 미래통합당(2020)에 이어 현재의 국민의힘 까지 왔다.
국민의힘은 오는 1월 18일까지 당명 공모를 진행하고, 이르면 설 명절 이전까지 새 당명 확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