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11.18 GettyImages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오만, 카타르 정부가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 석유시장을 흔들고, 결국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백악관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미군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항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러한 대미 로비 활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체제 불안이 더 두려운 사우디…이란 공습엔 선 그어
걸프국들의 우려는 경제적 충격에 그치지 않는다.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자국 내 정치적 후폭풍이 확산될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사회 개발 계획인 ‘비전 2030’ 역시 이란 사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 지역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의 한 관리는 WSJ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안정”이라고 말했다.
● “체제 교체는 판도라의 상자”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주사우디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래트니는 WSJ에 “사우디는 이란 정권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동시에 불안정을 극도로 싫어한다”며 “체제 교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그들이 결코 원하지 않는 시점에 막대한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 이란에 군사·경제 압박 수위 높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기습 군사 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교수형에 처할 가능성과 관련해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우리 입장에서는 경제적 지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