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수지가 선보인 ‘제이미맘’ 캐릭터. 유튜브 갈무리 @핫이슈지
단속으로도 좀처럼 줄지 않던 대치동 학원가의 ‘라이딩’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강남구가 학부모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하원 시 승용차 이용하지 않기’ 캠페인에 나섰다. 아이를 차로 데려다주고 태워오는 문화가 일상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행정이 인식 개선을 해법으로 꺼내 든 것이다.
‘라이딩맘’은 이제 하나의 사회적 풍경이 됐다. 지난 2월 개그우먼 이수지가 선보인 ‘제이미맘’ 캐릭터는 대치동 엄마를 패러디해 아이를 차에 태워 학원을 오가고, 사교육 일정에 하루를 쏟는 모습을 그려 공감을 얻었다. 배우 한가인 역시 유튜브를 통해 라이딩맘의 하루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같은 문화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교통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로·도곡로·영동대로 일대에 1400여 개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은 하원 시간만 되면 학부모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며 극심한 혼잡을 겪는다. 도로 곳곳에 차량이 줄지어 서면서 일대는 밤마다 주차장처럼 변한다.
학부모들의 사정도 복잡하다. 지난 6월 한 학부모는 채널A에 “학원 끝나는 시간이 다 비슷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차 공간이 부족해 길가에 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원 시 승용차 이용하지 않기’ 캠페인을 알리는 강남구와 관계기관의 현장 활동 모습. 강남구 제공
단속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불법 주정차로 적발된 건수는 2만 2000여 건에 달했다. 강남구는 올해 1월부터 전담반 3개 조를 운영해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계도 중심 단속을 이어왔고, 월 1회 수서경찰서와 합동 단속도 진행했다. 그러나 단속과 계도만으로는 혼잡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 계속되는 정체에 해법으로 꺼낸 캠페인
이에 강남구는 수서경찰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강남보습학원연합회와 함께 ‘하원 시 승용차 이용하지 않기’ 캠페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학부모 인식 개선과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12월 4일에는 학부모와 학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공동 안내문을 제작·배포하며 캠페인을 공식화했다.
역할 분담도 이뤄졌다. 강남구와 수서경찰서는 단속·캠페인 현장에서 운전자와 학부모에게 안내문을 직접 알리고,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관내 97개 학교 가정통신문을 통해 내용을 전달한다. 강남보습학원연합회는 대치동 일대 1400여 개 학원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내문을 배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