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사과, 왜 서늘했나…전문가가 짚은 결정적 장면

코미디언 박나래의 사과 영상을 두고 스피치 분석 전문가가 비언어적 표현을 근거로 해석을 내놓으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말보다 표정과 시선, 입 모양이 드러내는 메시지가 사과 장면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피치 분석 전문가 박사랑 씨는 17일 유튜브 채널 ‘박사랑의 커뮤코드’에 박나래의 사과 영상을 분석한 콘텐츠를 게시했다. 그는 영상에서 “인사를 마친 뒤 고개를 들며 시선이 올라오는 순간이 가장 중요한 전환 지점”이라며 “말을 시작하기 전, 표정을 완전히 통제하기 전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에 따르면 박나래의 경우 고개가 먼저 들리고 눈매가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려지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그는 “일반적인 사과에서는 고개와 눈이 함께 올라가며 눈이 열리는 ‘개방 시선’이 형성된다”며 “이번 영상에서는 눈만 위를 향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입 모양에 대해서도 짚었다. 박 씨는 “보통 사과나 설명을 시작할 때는 입이 미세하게 열리지만, 박나래는 입을 닫은 채 고개를 들었다”며 “이는 이미 리스크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말하는 도중에도 문장 끝마다 입을 닫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두고 “검찰 조사나 공식 인터뷰처럼 말 한마디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문장 단위 봉쇄’ 반응”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대화에서는 입을 연 채 호흡하며 다음 문장으로 이어가는 반면, 이번 영상에서는 매 문장을 끊어내듯 마무리하는 방식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표정 변화 역시 제한적이었다. 박 씨는 “미간이 살짝 수축돼 불편감은 느껴지지만, 이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통제하는 모습”이라며 “한쪽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 상태는 상황과 감정 사이에 거리를 두려는 태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표정 근육을 중립 상태로 고정한 ‘무표정 관리’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박나래는 전 매니저 갑질 의혹과 지인에게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현재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는 지난 16일 사과 영상을 통해 “많은 분께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