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전화에서 말 대신 다이얼음만 들리자 경찰이 즉시 위기 상황을 직감했다. 숫자 버튼으로 소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했고, 불법 촬영 피해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말을 하지 못하는 신고자와 ‘숫자 응답 방식’으로 의사를 교환하며 사건의 위치와 위험 요소를 파악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경 “다이얼 버튼 소리만 들리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이 서면지구대로 전달됐다. 경찰이 즉시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들리는 것은 말 대신 연속된 다이얼음뿐이었다. 질문을 해도 응답이 없어 경찰은 곧바로 신고자가 위험에 처해 말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을 직감했다.
경찰은 즉석에서 ‘비언어적 의사 확인 방식’을 시도했다. “제가 묻는 말이 맞으면 2번, 아니면 1번을 눌러달라”는 안내를 한 뒤, “모텔에 있습니까?”, “남성이 옆에 있습니까?” 등 상황을 특정하는 질문을 이어갔다. 신고자는 모두 2번 버튼을 눌러 위험 신호를 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고자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