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루이비통 ‘붕어빵 백참’, 오른쪽은 펜디 ‘스파게티 백참’. 명품업계에서 푸드·키치 감성의 음식 모티브 백참·키링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루이비통, 펜디 공식 홈페이지
2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최근 ‘LV 붕어빵 백참’을 출시했다. 이탈리아산 가죽으로 만든 이 제품은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파우치 기능까지 갖췄으며,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141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출시 직후 온라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붕어빵 아니냐” “141만 원이면 차라리 따끈한 슈붕을 사 먹겠다” “너무 귀엽다”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루이비통은 이번 시즌 ‘붕어빵’ 외에도 도넛·크루아상·초콜릿·비스킷·포춘쿠키 등 달콤한 간식을 테마로 한 백참을 100만 원대 가격으로 잇달아 선보였다. 브랜드 특유의 모노그램 위에 키치한 간식 실루엣을 더한 디자인으로, MZ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다.
왼쪽은 루이비통 ‘크루아상 백참’(136만 원), 오른쪽은 루이비통 ‘도넛 백참’(141만 원).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 스파게티부터 칩스까지… 브랜드별 ‘푸드 참’ 경쟁
루이비통뿐만이 아니다. 올해 명품 브랜드들은 꾸준히 ‘푸드-키치(food-kitsch)’ 감성을 백참·키링 라인업에 적용해 왔다.
왼쪽은 ‘프렌치프라이 백참’(111만 원), 오른쪽은 ‘덤플링 백참’(84만 원)과 ‘라비올리 백참’(102만 원)이다. 펜디 공식 홈페이지
발렌시아가도 트렌드에 합류했다. 올해 여름 시즌 출시된 ‘칩스 백참’은 감자칩 봉지를 그대로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총 5가지 맛(컬러웨이)으로 선보였다. 글로시 카프스킨 소재로 제작됐으며 가격은 116만 원. 출시 직후 리셀 사이트에서는 160만 원대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발렌시아가 ‘칩스 키링 참’ 그린 컬러(116만 원).해당 라인은 총 5가지 색상으로 출시돼 음식 모티브 특유의 키치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발렌시아가 공식 홈페이지
● 백참, Z세대 ‘개성 소비’의 핵심 아이템으로
인스타그램의 ‘백꾸’ 관련 게시물 화면. 다양한 키링·참 장식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스타일링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 같은 흐름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도 전통적인 가방·의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백참·키링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백참은 ‘명품 입문 아이템’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잦은 교체 욕구와 개성 표현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략적 제품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음식 모티브처럼 직관적이고 유쾌한 디자인일수록 SNS 밈(meme)·바이럴에 최적화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