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10만원 결제됐다” 국제 전화로 수상한 연락

박태근 기자 2025-12-01 17:11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보도되기 하루 전 국제 전화 번호로 수상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연이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사진출처=아프니까 사장이다 카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드러나기 하루 전, 국제 전화 번호로 ‘쿠팡 결제’를 사전에 언급하는 수상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사례가 등장해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 실제 결제 시점과 맞물려 “이번 사태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올린 A 씨는 “금요일(29일) 오전에 이상한 국제 전화가 왔는데 ‘쿠팡에서 10만 원 결제가 됐다’는 음성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해서 그냥 끊었는데 혹시나 싶어서 쿠팡과 연결된 계좌를 보니 진짜 10만 원이 빠져나갔더라”고 전했다.

알고보니 하루 전에 쿠팡이츠로 배달시켰던 2만2000원 음식값 때문에 빠져나간 것이었다. A 씨는 “쿠팡이츠는 기본 결제 단위가 10만 원이라 음시값 2만2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7만8000원은 ‘쿠팡머니’로 잘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결제 내역 어떻게 알았지?

문제는 ‘결제 사실을 국제 전화 발신자가 어떻게 알고 있었느냐’는 점이다. A 씨는 “소름 돋아서 쿠팡에 등록된 카드와 계좌를 모두 삭제했다”며 “다음 날 뉴스를 보니 쿠팡 해킹이 터져 있었다”고 했다. 글 말미에는 “쿠팡이츠·쿠팡 관련 국제 전화 오면 무조건 조심하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는 이 사례가 알려진 뒤 “타이밍이 너무 맞아떨어진다”, “나도 비슷한 국제 전화 받았다”, “당일 먹거리 주문했는데 전화가 와서 의심됐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어차피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털린 상황에서 이런 전화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 쿠팡 “3370만 명 정보 유출”…사실상 전체 회원 피해

쿠팡은 △이름 △전화번호 △집주소 △이메일 등을 포함한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3200만 명인 점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모든 회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이는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직원의 유출로 보이며, 범인은 이미 퇴사한 중국인 직원으로 추정된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