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폴드’가 무주름 디스플레이 구현에 성공하며 양산 단계에 근접했다. 가격은 약 350만 원으로 전망되며, 폴더블 시장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뉴시스
● 애플, 드디어 ‘무주름 폴더블’ 구현하나
24일(현지 시간) 대만 연합신문망(UDN)은 전자제품 제조 위탁 기업 폭스콘 그룹이 폴더블 아이폰 전용 생산라인을 마련하며, 제품이 실험 단계(R&D)를 넘어 엔지니어링 검증(EVT) 및 소량 시험 생산(Pilot Production)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출시 7년이 지났지만, 삼성·화웨이·OPPO 등 주요 브랜드가 끝내 해결하지 못한 디스플레이 중앙 ‘주름(crease)’ 문제가 가장 큰 기술적 한계로 꼽혀 왔다. UDN은 애플이 최근 ‘주름 없는(no-crease)’ 디스플레이 구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며, 세계 최초의 ‘사실상 무주름 폴더블폰’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폴더 축(힌지) 부품은 애플과 신이싱(新日興), 앰페놀(Amphenol)이 함께 개발하고 있다. 기존 폴더블폰의 주름이 힌지 구조와 패널을 겹쳐 붙이는 과정에서 생긴다는 점을 감안해, 애플은 액체 금속 기반 고강도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힌지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재는 변형이 적고 내구성이 높아, 접었다 펼치는 동작이 반복돼도 화면 주름이 생기는 것을 최대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 ‘350만 원’ 전망…부품가 급등에 가격도 뛰어
대만 금융사 푸본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가격이 2399달러(약 350만 원) 수준에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Z폴드7’(1999달러·약 292만 원)보다 약 60만 원가량 비싼 가격대로, 맥북 프로 16인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푸본은 이 같은 고가 형성이 부품 원가 상승과 직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D램 계약가격이 2024년 4분기 대비 75% 이상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2026년 스마트폰 전체 부품 원가(BOM)가 약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패널·힌지·경량화 부품 등 폴더블 전용 부품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애플이 높은 가격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2023년 277억9000만달러(약 40조6400억 원)에서 2030년 740억2000만달러(약 108조 원)로 연평균 13.5%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전체 매출의 44%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나오고 있지만,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예상되는 2025년부터는 북미 시장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T 업계는 애플이 폴더블 시장에 진입하는 순간이 “폴더블폰 대중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