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 뒤집고 한국 군인 따라해”…中서 기이한 코스프레 확산

최강주 기자 2025-11-18 14:22

중국 온라인에서 한국 군복·경찰복을 모방한 코스프레가 확산되며 공권력 상징을 왜곡한다는 강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중국 모두 제복 모방을 규제하고 있어 법적·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도우인


중국 SNS에서 한국 군복·경찰 제복을 코스프레하는 영상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며 공권력 상징을 희화화하고 국가 마크를 왜곡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일부 이용자들은 태극 문양과 경찰 패치를 모방하거나 ‘멸공’ 표식을 거꾸로 뒤집어 쓰는 등 불법성과 조롱이 뒤섞인 영상을 올리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 왜 중국에서 ‘한국 군·경 코스프레’가 퍼졌나

최근 중국 틱톡 더우인을 중심으로 한국 경찰 제복과 군복을 착용한 사진·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 

중국 SNS에서 한국 군복·경찰 제복을 모방한 코스프레가 확산되며 공권력 상징 희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국 법률 모두 제복 오용을 금지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더우인


문제는 이 제복들이 실제 경찰 문양과 유사한 태극 패치, 건곤감리 모양 요소 등을 그대로 가져온 채 자연스러운 한국 공권력 패러디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도우인


일부는 피아식별 표식에 적힌 ‘멸공’ 문구를 뒤집은 채 머리에 두르거나, 군장을 서랍에 전시하며 “한국 군인놀이”라는 식의 농담을 덧붙였다. 이는 공권력 상징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태도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지적된다.

● 한국 내부 우려 증폭…“범죄 악용 시 책임은 누가 지나”

사진=도우인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인이 한국 제복을 흉내내는 건 괜찮고, 한국인이 중국 공안 제복을 흉내내면 바로 처벌받는다”는 불만과 함께 실질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중국인이 한국 입국 후 제복을 입고 경찰 행세라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지적처럼, 타국 제복 오인으로 인한 범죄 악용 가능성이 문제로 떠올랐다. 

일부 중국 네티즌 역시 자국 내에서는 공안 제복 모방을 엄격히 단속하면서 외국 군경 제복은 방치하는 현 상황이 법 집행의 일관성을 해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한국·중국 모두 법적으로 문제 소지있다

사진=도우인


이 같은 한국 군·경 코스프레 열풍은 단순한 ‘팬 활동’이나 ‘패션 취향’으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군복·경찰 제복의 무단 제작·판매·착용은 법적 처벌 대상이며, 공권력 상징 자체를 보호하는 장치가 명확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군복관리조례는 군복·경찰복의 불법 제작·판매·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모형 제복이나 상징을 변형해 사용하는 행위 역시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유사 제복을 착용한 이들이 적발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사진=도우인


한국 역시 비군인·비경찰이 실제 제복 또는 오인될 만한 유사 제복을 착용하면 처벌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오인을 유발할 경우 명백한 불법으로 간주되며, 이는 공권력 상징이 훼손되거나 공공질서가 혼란에 빠질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그럼에도 중국 SNS에서 한국 군복·경찰복이 사실상 아무 제약 없이 제작·모방·유통·촬영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국가 상징이 국외 플랫폼에서는 실질적으로 통제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 “단순 유행”이 아닌 “경고 신호”…공권력 상징이 무너진다

사진=도우인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단순한 팬 문화나 코스튬 놀이의 범주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공권력 상징이 반복적으로 희화화되기 시작하면 △국가 상징의 무분별한 남용 △정체성과 권위의 왜곡 △제복 오인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 △공권력 경시와 신뢰 약화 등 여러 위험이 동시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법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만큼, 국외 플랫폼과 해외 판매 경로까지 포괄하는 실효적 통제 장치와 국제 공조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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