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끌고 와 배추를 가져가는 사람들. 영상 캡처
피해를 입은 농가는 네이멍구 츠펑(赤峰)시에 위치한 한 배추밭.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농가에서 “배추를 무료로 나눠준다” “배추를 가지러 오라” 등의 내용이 담긴 가짜 영상이 삽시간에 퍼졌다. 12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배추밭 주인 리 씨는 “처음에는 인근 마을 주민들만 와서 수확했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그만 가져가라’고 말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6일 오전부터 통제 불능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고 한다. 리 씨는 “갑자기 수백 명이 몰려왔길래 가져가지 말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전혀 통제가 안 됐다”고 했다. 실제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에는 자전거를 타고와 배추를 소량 가져가거나 여러 사람과 함께 마대자루에 배추를 가득 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심지어 대형 화물차를 몰고와 배추를 작정하고 실어가는 이들도 있었다.
피해를 본 면적만 200묘(亩), 약 4만 평에 이른다. 이는 축구장 약 20개 크기다. 리 씨는 현지 매체에 “배추는 이미 판매할 곳이 정해져 수확만을 앞두고 있었다”며 “배추를 무료로 나눠준다고 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리 씨가 입은 손해는 약 100만 위안(약 2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지에서는 “소량으로 채소나 과일 등을 도둑 맞은 사례는 있지만 대규모 약탈 사례는 드물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지난달 폴란드에서도 한 농부가 감자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거짓 소문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감자 150t(톤)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수백 명의 사람이 몰려왔고, 한 사람이 최대 60t의 감자를 실어간 사례도 적발됐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