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주스 식단 고집한 잡스, 암세포에 밥을 준 격”

최재호 기자 2025-11-13 11:34

췌장암으로 사망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과일 주스만 고집하던 식습관’이 지목됐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으로 사망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암을 치유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과일 주스만 고집하던 식습관’이 지목됐다.

● 생존율 96% 달했지만…56세 나이로 세상떠나

최근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잡스의 사망원인을 다뤘다. 그는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사망했다. 이는 내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는 희귀 종양으로 췌장암과 유사한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췌장암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반면 신경내분비종양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6% 달한다. 예후가 좋았지만 잡스는 이 종양에 걸린 이후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몸에 칼을 대는 것에 거부감을 가져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대신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하면서 자연 완치를 기다렸다.

● 단식 후 장세척…과일주스 식단만 고집해

잡스는 “모든 병의 원인이 점액이라 육류나 유제품을 먹어 점액이 쌓이는 것”이라는 내용이 적힌 책을 읽고 관련 내용들을 신봉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단식한 뒤 물로 대장을 씻어내면서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점액이 배출된다고 믿어 과일 주스를 자주먹는 식단을 고집하기도 했다.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단식하면 가벼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며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 같은데 착각이다. 암 환자는 절대 하면 안 된다. 체력이 떨어져 수술도 못 하고 항암치료도 못한다”고 했다.

이어 “장세척을 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안 좋아지고 수분과 전해질이 배출된다. 건강한 성인이면 상관없지만, 병이 있으면 하면 안 된다. 과학자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 전문가 “과일주스만 먹으면 암세포에 밥 주는격”

이낙준 의사는 “건강한 사람도 과일주스만 먹으면 안 좋다”며 “과일에는 당분이 많다.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 데 기능이 떨어져 있다. 당뇨라는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당을 준다는 건 암세포에 밥을 주는 거다. 수술로 약해진 췌장에 혈당이 올라가고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잡스는 진단 9개월 만에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진 뒤였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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