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ETF에 1조3000억 신규 자금 유입… FT “증시 약세 따른 하락 주의”
금 가격이 10월 중순 이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GETTYIMAGES
한때 온스당(1온스=약 28g) 4400달러(약 636만4000원)를 눈앞에 뒀던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최근 3900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꺾이면서 10%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었던 국내 금 현물 가격은 10월 15일(종가 기준) 온스당 22만7000원에서 11월 5일 18만9770원으로 16% 넘게 내렸다.
국제 금값 3900달러대서 횡보
10월 말 연준의 0.25%p 기준금리 인하도 9월과 달리 금 가격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금리인하는 통상 금값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번 인하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추가 인하는 정해진 일이 아니다”라고 발언하면서 금리인하 자체보다 본격적인 유동성 완화기가 예상보다 늦게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 가격 급락에 대해 “낙폭이 크긴 하지만 급등 후 횡보는 전형적 패턴”이라고 설명한다. 조 대표는 “금값은 원래 계단식으로 오른다”며 “올해도 5~8월 4개월간 길게 횡보한 다음 9월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 가격은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그리고 당장 내년만 해도 상승할 수 있는 계기가 많다”면서 “이렇게 ‘큰 할인’이 들어갔을 때 매수하는 전략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을 활용해 적극적인 금 매입에 나서고 있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 28일~11월 4일) 동안 원자재 부문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ACE KRX금현물’이었다(표 참조). 유입 규모는 942억 원에 달했다. ‘ TIGER KRX금현물’이 387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10월 28일 ‘ACE KRX금현물’과 ‘ TIGER KRX금현물’은 모두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진 상태였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13호에 실렸습니다]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