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던 세입자가 쓰던 방을 게시한 작성자 A 씨. 출처 보배드림 갈무리
● “세입자 믿고 보증금도 안 받았다”…원룸주인 절망에 빠뜨린 쓰레기방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룸 운영중인데 쓰레기방 만들고 도주했는데 조언 구합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아버지가 원룸을 운영하시는데, 세입자를 믿고 보증금도 받지 않고 월세만 받았다”며 “퇴거 연락을 받고 방을 확인하러 갔더니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고 밝혔다.
● 거실부터 화장실까지 쓰레기로 뒤덮여
쓰레기가 가득한 방과 화장실 모습. 출처 보배드림 갈무리
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거실, 방, 주방, 발코니 모두 오염돼 있었다. 정체모를 박스와 생활쓰레기가 바닥을 완전히 뒤덮고 있었다. 특히 화장실은 곰팡이와 찌든 때가 뒤엉켜 악취가 날 것 같은 수준이었고, 장기간 방치된 흔적이 역력했다.
A 씨는 “청소비를 부담해 달라 요청했지만 세입자는 ‘돈도 많으면서 그 정도는 알아서 하라’며 뻔뻔하게 거절했다”고 전했다.
이어 “업체를 불러 청소하면 끝내겠다고 했지만 결국 응하지 않아 재물손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은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쓰레기 처리비로만 105만 원이 들었고, 방을 다시 사람 살 수 있는 상태로 만들려면 얼마나 더 들어갈지 막막하다”며 “이런 경우 피해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 강박장애 환자 48.9%, 2030대… 공간 방치는 정신건강의 경고일 수도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강박장애 진료 인원은 총 3만152명이다. 이 중 20,30대가 1만4740명(48.9%)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간을 극도로 쌓거나 방치하는 행위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닌, 정신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