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걸음 걷더라도 ‘15분 이상’이 건강에 효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 개요
국제 학술지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27일(현지시각) 논문을 발표한 스페인과 호주 공동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평균 나이 62세의 성인 3만 3560명을 대상으로 2013~2015년 사이에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해 하루 동안의 활동 패턴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3~7일 동안 손목에 활동량 계를 착용해 객관적인 신체활동 수준을 측정했다.
하루 평균 8000보 미만 걷는 이들은 ‘활동 부족’, 5000보 미만은 ‘좌식 생활’로 분류했다. 전체 참가자의 하루 중간 걸음 수(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값)는 5165보였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하루 걸음 수를 어떤 식으로 쌓는지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눴다.
△한 번에 5분 미만 걷는 그룹 △5분 이상~10분 미만 걷는 그룹 △10분 이상~15분 미만 걷는 그룹 △15분 이상 걷는 그룹.
-33.5%는 5분 이상~10분 미만,
-15.5%는 10분 이상~15분 미만,
-8.0%는 ‘한 번에 15분 이상 연속 걷기’를 주로 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 위험 및 심혈관질환 위험
9.5년 동안 추적할 결과, 주요 건강 지표는 다음과 같다.
▸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5분 미만: 4.36%,
-5분 이상~10분 미만: 1.83%,
-10분 이상~15분 미만: 0.84%,
-15분 이상: 0.80%.
▸ 심혈관질환 위험
5분 미만: 13.03%,
5분 이상~10분 미만: 11.09%,
10분 이상~15분 미만: 7.71%,
15분 이상: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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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식 생활자에서 길게 걷기 효과 더욱 뚜렷
특히 하루 5000보 미만 걷는 ‘좌식 생활자’에서 한 번에 걷는 구간이 길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및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많이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좌식 생활자 중 5분 미만 걷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5.13%인데 반해 15분 이상 연속 걷는 사람은 0.86%에 불과해 6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스페인 마드리드 유럽대학교(Universidad Europea de Madrid) 의학·보건·스포츠 학부의 보르하 델 포소 크루스(Borja del Pozo Cruz) 교수는 “긴 걷기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압을 낮추며, 혈당 조절을 돕는다. 이 모든 것이 심혈관 건강의 핵심 요소”라며 “또한 더 오래 걷는 것은 심장 자극의 강도를 높이고, 근육을 완전히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CNN에 설명했다.
그는 “이 결과는 ‘하루 1만 보’라는 개념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비록 1만 보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짧게 자주 걷는 것보다 조금 더 오래 걷는 것이 심장 건강과 장수에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결론 및 시사점
이번 연구는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하루 8000보 미만)이나 좌식 생활자에게, 짧은 간헐적 걸음보다 10~15분 이상 연속해서 걷는 ‘목적 있는 걷기’가 건강에 훨씬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하루 총 걸음 수뿐만 아니라, 걷기 패턴과 지속 시간이 심혈관 건강과 장기 생존에 중요한 변수임을 시사한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활동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하루 중 일부 시간을 정해 15분 정도 꾸준히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건강 최적화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5분 미만 짧은 ‘운동 스낵’도 체력 향상에 도움 된다며?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5분 미만의 짧은 운동(‘운동 스낵’)이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다른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다.
그 연구의 ‘짧은 운동’은 구조화된 중등도~고강도 운동이었고, 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짧은 걷기는 하루 중 자연스럽게 걷는 저강도 활동이었다는 점이다.
델 포소 크루스 교수는 “걷기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걷기가 해로운 사람은 없다”라면서 “다만 이번 연구는 하루 8000보 이하로 걷는 저활동자나 좌식 생활자에게 특히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7326/ANNALS-25-0154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