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린 이번 다국적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비 전염성질환 위험 요인 감시체계(STEPS)’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2000~2020년 사이 91개국 47만여 명(15~69세)을 대상으로 했다.
■ 정상 BMI라도 ‘배 나온 체형’이면 위험
연구진은 정상 체질량지수(BMI, 18.5~24.9)에 속하지만, 허리둘레가 여성 80cm(31.5인치) 이상, 남성 94cm(37인치) 이상인 경우를 복부비만으로 정의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복부비만은 행동적·대사적 요인 모두와 연관되었다. 허리둘레가 큰 사람들은 과일·채소 섭취가 적고, 신체활동이 부족할 확률이 각각 22%와 60% 더 높았다.
-당뇨병 1.81배
-고혈압 1.29배
-총콜레스테롤 1.39배
-중성지방 1.56배
연구진은 “BMI는 체중과 키의 비율만을 보여줄 뿐, 체지방이 어디에 쌓여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라며 “복부 내장지방은 단순한 체중 증가보다 대사 이상과 심혈관질환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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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둘레가 건강을 더 잘 예측”
이번 결과는 BMI보다 허리둘레가 건강 위험을 더 잘 예측한다는 이전 연구들과도 일치한다.
영국의 영양학자 마거릿 애시웰(Margaret Ashwell) 박사는 2012년 랜싯(Lancet)에 발표한 논문에서 허리둘레 대비 키 비율(waist-to-height ratio)이 BMI보다 심혈관질환과 사망률을 더 정확히 예측한다”라고 보고했다.
그는 “허리둘레는 키의 절반 이하로 유지하라(Keep your waist to less than half your height)”는 간단한 원칙을 제시하며, BMI 대신 허리둘레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 “혈압처럼 허리둘레도 재야”
연구진은 “BMI만으로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없다”라며 “정기 검진에서 허리둘레 측정이 혈압 측정만큼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환자는 지난 30년간 2억7000만 명에서 5억2000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22022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8억2800만 명으로 추산됐다.
국내 전문가들도 “한국인과 같은 아시아인은 마른 체형이지만 내장지방이 쉽게 쌓이는 체질이므로 BMI보다 허리둘레, 복부비만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5.37942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