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납치된 게 아니라 제발로 미얀마 갔다가 피살”
(살해당한 벨라루스 출신 모델이자 가수 베라 크라브초바. Thaiger Pictures courtesy of KhaoSod)
태국 이민청은 지난 9월 태국을 거쳐 미얀마로 갔다가 살해된 벨라루스 모델 겸 가수 베라 크라브초바(여∙26)의 마지막 영상을 공개하며, 피해자가 태국에 있는 동안 납치된 게 아니라고 강하게 일축했다.
이민청은 베라가 태국을 떠나기 직전의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베라가 태국에서 납치된 후 미얀마에서 살해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태국 이민청 부국장인 쳉론 림피디 대변인은 “수사팀이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 베라의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벨라루스 출신 모델 겸 가수 베라 크라브초바가 미얀마에서 장기 적출돼 사망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태국 정부는 “납치는 없었다”며 “스스로 미얀마로 출국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살해당한 벨라루스 출신 모델이자 가수 베라 크라브초바. Thaiger Pictures courtesy of KhaoSod/뉴스1
확인 결과 베라는 9월 12일 오전 12시 41분에 수완나품 공항을 통해 태국에 입국했고, 8일 후인 9월 20일 오전 7시 20분에 타이항공 TG301편을 타고 미얀마 양곤으로 출발했다.
그는 공항의 셀프 여권 심사 시스템을 통과했으며, 강압에 의한 행동이나 이상 흔적은 CCTV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베라의 마지막 영상과 생체정보를 태국 주재 벨라루스 영사관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 ‘로맨스 스캠’ 이용 후 장기 적출 살해
베라는 대학 졸업 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프리랜서 모델 겸 가수로 활동하던 인물이다.
이 과정에 폭행과 고문을 당하고, 결국 장기가 적출된 채 살해됐다. 가해자들은 유해를 돌려주는 대가로 1800만 바트(약 6억 7000만 원)의 몸값을 요구했다.
가족이 응하지 않자 범죄조직은 다시 연락해 “이미 시신을 소각했으니 더 이상 찾지 말라”고 통보했다.
● 모델 모집, 고수익 미끼로 외국인 유인
이 집단에 오게 된 사람들은 철조망 안에 감금된 뒤 하루 16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고, 지시를 불이행하거나 목표 수익에 도달하지 못하면 폭행·고문·장기 적출 협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조직은 모델 모집, 고액 수입, 해외 촬영 등을 미끼로 외국인을 유인해 로맨스 스캠, 온라인 도박·피싱·사기 범죄에 동원한다.
● 태국 정부, 인신매매 위험 3만4000명 입국 거부
키티랏 판펫 경찰총장은 공항과 육로 국경 지역에서 관광객들이 사기 조직에 속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검색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에는 △입국 지점에서의 면담 심사, △ 숙소 정보 의무 보고 △고위험 국경 지역 감시 강화 등이 포함된다.
올해 들어 비자 면제 제도를 악용하거나 인신매매 위험이 있다고 판단된 3만 4000여 명이 태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쳉론 대변인은 “태국은 안전한 나라다. 보도된 것처럼 외국인을 조직적으로 납치해 인신매매하는 일은 없다”며 “우리는 이러한 주장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여행객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