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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의 후안 파블로 로페스-세르반테스(Juan Pablo López-Cervantes) 박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ERS) 학술대회(9월 27일~10월 1일)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춘기 흡연은 남성의 발달 중인 정자 세포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손상이 이후 자녀에게 전달되어 생물학적 노화가 실제 연령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연구진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7세에서 50세 사이, 평균 나이 28세인 892명이 참가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제공한 혈액 샘플을 통해 생물학적 노화를 측정했다. 노화 정도는 후성유전학적 시계(epigenetic clocks)를 활용해 평가했다. 나이가 들수록 세포 DNA에 추가적인 분자가 축적되는데, 이는 DNA 코드를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유전자 발현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노화의 지표일 뿐만 아니라 암, 치매와 같은 노년기 질환과도 연관되어 있다.
반면, 아버지가 성인이 된 이후에 흡연을 시작했다면 생물학적 연령 증가 폭은 미미했으며, 어머니의 임신 전 흡연 또한 뚜렷한 생물학적 연령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이러한 가속화된 생물학적 노화는 암, 관절염, 치매와 같은 질환의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사춘기 흡연을 시작한 소년들이 자신도 모르게 미래 자녀에게 해를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10대 초·중반에 흡연을 시작하는 것이 자녀의 생물학적 노화 가속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아버지가 사춘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정자 세포의 후성유전학적 물질이 변화하고, 이 변화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로페스-세르반테스 박사는 설명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