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세 생일을 축하하는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 할머니. 가족 제공.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Maria Branyas Morera)는 지난해 117세 168일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록되었다. 그녀의 장수 비결은 마치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은 남과 다른 유전자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 의사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연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의과대학 유전학 학과장인 마넬 에스텔러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3년 동안 그녀의 생체지표와 유전자, 생활방식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그 결과를 의학저널 셀 리포츠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브라냐스의 사망 1년 전 채취한 혈액과 타액, 소변, 대변 등 샘플을 활용해 유전체와 전사체, 대사체, 단백질체, 미생물군 등 생물학적 프로필을 작성하고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염색체 말단을 보호하는 텔로미어가 유난히 짧았다는 점이다. 이는 세포 노화의 뚜렷한 징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덕분에 세포분열이 억제돼 암 발생 위험을 낮췄다. DNA 분석에서는 심장과 뇌세포를 질병과 치매로부터 보호하는 유전자변이가 확인됐다.
그녀의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15년 젊은 것으로 측정됐다.
“브라냐스는 많은 질환으로부터 보호막이 되는 매우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고, 이전에 본 적 없는 여러 유전자변이를 갖고 있었다”고 에스텔러 박사는 말했다. 한마디로 축복받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18세인 1925년 촬영한 사진. 가족 제공.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브라냐스는 아주 좋은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았으며, 식단은 생선·올리브유·요거트가 풍부했다. 특히 매일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3개를 섭취했다.
연구진은 “유익한 장내 세균인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屬)의 우세가 요거트 식단 덕분인지 완전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장내 생태계 조절을 통한 요거트 섭취의 유익한 효과가 그녀의 건강과 장수에 이바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브라냐스는 생전 “요거트가 삶을 준다”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릴 정도로 요거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에스텔러 박사는 “극단적 장수의 단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행동의 혼합”이라며, “이 혼합 비율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반반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브러냐스는 19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8세 때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1·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 19라는 두 번의 팬데믹을 겪었다. 113세에 코로나19에 걸렸지만 회복했다.
(가디언, CBS 뉴스, 사이언스 알럿 등 참조)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1016/j.xcrm.2025.102368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