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A씨는 삼계탕 30인분 예약이 노쇼로 무산되자 음식을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나눴다. 주민들은 응원과 방문 후기로 감사를 전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삼계탕 30인분 예약을 받고도 손님이 나타나지 않는 ‘노쇼(No-show)’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가 음식을 버리지 않고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나눠 훈훈한 미담을 만들었다.
그는 분노와 허탈감을 이웃과 나누는 선택을 했고, 오히려 주민들의 따뜻한 응원 속에 위로를 받았다.
■ 삼계탕 30인분 노쇼…58만 원 피해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삼계탕 노쇼, 무료로 이웃에게 나눠버렸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전날 삼계탕 30인분과 만두 8개, 약 58만 원어치를 예약받았으나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예약자는 지역 회사의 단체 회식이라고 했고, A씨가 예약금을 요구했지만 “이 지역 식당에서 자주 회식했으니 걱정 말라”고 답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약속 시간에 손님은 끝내 오지 않았다.
■ 버리기보다 나눔 선택…“분노가 행복으로”
버리는 대신 그는 음식을 지역 주민에게 나누기로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삼계탕은 필요 없으니 계좌번호 알려 달라”, “조만간 회식하러 가겠다”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무료 나눔은 호평 속에 마무리됐고, 30인분은 모두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A씨는 “더 많은 분들께 드리지 못해 죄송할 정도였다. 분노를 나누니 오히려 행복해졌다”며 “각박한 세상에도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 자영업자들 “노쇼 방지 대책 필요”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예약 후 나타나지 않는 ‘노쇼’가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예약금을 일부라도 선결제하게 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