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은 인슐린 분비를 도와 혈당을 떨어뜨리고 위장 운동 속도를 늦춰 음식물이 장으로 천천히 이동하게 한다. 삭센다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쓰이게 됐다. GLP-1은 작용 시간이 짧아 밥때가 되면 배가 고파지지만 삭센다를 주사하면 GLP-1 작용 시간이 약 13시간, 삭센다 후속으로 2021년 같은 제약사에서 나온 위고비는 170시간으로 길어진다. 삭센다는 하루 한 번,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로 식욕 억제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위고비 독주 체제를 양강 구도로 재편하고 있는 제품이 효과는 더 좋으면서 값은 싼 ‘마운자로’다. 미국의 일라이릴리가 2023년 출시한 마운자로는 식욕 억제와 혈당 개선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허리둘레 감소 효과가 위고비는 평균 13cm, 마운자로는 20cm 정도다. 마운자로는 최근 국내에도 출시됐는데 4주분이 용량에 따라 28만∼52만 원 선. 80만 원까지 치솟았던 위고비 가격도 40% 떨어졌다. 위고비 주성분에 대한 독점권이 2030년대 초 만료돼 복제약이 나오면 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선 식당 메뉴 사이즈가 줄어들 정도로 위고비와 마운자로 투약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한다. 모두 주 1회 허벅지나 복부에 주사로 투약한다.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구토, 복부 팽만, 변비다. 위고비 국내 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49건.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식욕이 돌아와 1년 이내 빠졌던 체중이 다시 늘어난다. 약물 투여 기간에 식습관을 개선하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