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이 모델보다 싸다?” 패션업계 혁신 vs 일자리 위기
패션 잡지 보그(VOGUE)에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한 게스 광고가 실리면서, 패션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보그(VOGUE)
31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미국 보그 2025년 8월호에 실린 게스 광고가 AI 모델을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 “존재하지도 않는 모델과 비교하라고?”… AI 모델 등장에 소비자 분노
광고에는 금발의 백인 여성이 활짝 웃으며 스트라이프 드레스를 입고 탑핸들백을 멘 모습과,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장면이 담겼다. 언뜻 보면 일반 광고 화보처럼 보이지만, 광고 하단에 작게 ‘AI 생성 모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보그 측은 CNN에 “AI 모델이 본지의 편집 기사에 등장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23년 보그 싱가포르판이 AI 생성 아바타를 표지에 활용한 전례가 있어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게스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제작사 “실제 모델 촬영 기반…효율성 높였다” 반박
해당 광고를 제작한 AI 마케팅 회사 ‘세라핀 발로라’의 공동 창립자 발렌티나 곤잘레스와 안드레아 페트레스쿠는 논란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AI 활용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예산이 부족했던 시절, 자체 제작한 AI 콘텐츠가 큰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패션 잡지 보그(VOGUE)에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한 게스 광고가 실리면서, 패션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보그
■ AI 모델 등장… 혁신일까, 일자리 침식일까
게스 외에도 AI 모델을 도입하는 브랜드는 늘고 있다. 2023년 리바이스는 마케팅에 다양한 체형과 피부 톤을 반영하기 위해 AI 기반 모델 테스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쪽에서는 “AI 덕분에 제작비를 절감하고 더 빠른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AI 모델이 전문 모델뿐 아니라 사진작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AI가 패션 산업의 혁신 도구가 될지, 아니면 업계 생태계를 흔드는 위협으로 작용할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