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파트너에게서 낳은 6명처럼
내 유전자 받은 아이에겐 차별 없다
19조원 자산. 30년후에 똑같이 나눠줄 것”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유전자를 오픈소스로 나눈다며정자 기증 자녀 100명 포함해 전 자녀에게 똑같이 상속 예고. ⓒ뉴시스
19일(현지시간) 두로프는 프랑스 주간지 르 푸앵(Le Point)과의 인터뷰에서, 총 106명의 자녀를 모두 상속 대상자로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 “모두 내 아이”…정자 기증 자녀도 똑같이 상속
그에 따르면, 이들 중 6명은 세 명의 파트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이고, 100명 이상은 그가 지난 15년 동안 정자 기증으로 탄생시킨 자녀들이다.
■ 상속은 2055년에야…“은행 계좌보다 자존감을 믿길”
이미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두로프는 자녀들이 2055년 6월 19일 전까지는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도록 설정했다.
30년의 유예 시간을 둔 이유에 대해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삶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은행 계좌에 기대지 않고 자신을 신뢰하며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두로프의 자산을 약 139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로 추정했다.
■ “정자 기증은 시민의 의무”…유전자를 ‘오픈소스’로 공개
그는 “12개국에서 100쌍 이상의 커플이 내 정자 기증으로 자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한 유전자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라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정자 기증을 처음 시작한 계기에 대해 “친구를 돕기 위해 시작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정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이 유전자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