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일어나봐” 25년 단짝 떠나보내지 못하는 코끼리 (영상)

박태근 기자 2025-03-17 20:00


서커스단에서 오랜세월을 함께한 코끼리가 죽자 단짝 코끼리가 극도로 슬퍼하는 모습이 보는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15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서커스단에서 25년간 함께 공연했던 인도 코끼리 ‘제니’와 ‘막다’에 대해 소개했다.

두 코끼리는 4년 전 서커스단에서 은퇴한 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타이간 사파리 공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두 코끼리는 공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그러다가 지난주 제니가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깊은 슬픔에 빠진 막다는 쓰러진 제니를 일으켜보려 애썼다. 그럼에도 미동이 없자 껴안은 채 떠나질 못했다. 막다는 몇 시간 동안 제니 곁을 지키며 수의사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고 러시아 매체 바자(Baza)는 전했다.


이 모습을 촬영한 영상에는 지켜보는 사람들이 흐느끼는 소리도 들린다.

두 코끼리는 카잔 서커스에서 수십 년간 함께 공연하다가 2021년 3월 공연을 끝으로 은퇴했다. 당시 제니가 막다를 들이받은 사건이 계기가 됐다. 관객들은 공포에 휩싸여 도망쳤다. 서커스단 측은 “트레이너의 관심을 끌기 위한 질투심의 발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제니와 막다는 다시는 충돌하지 않았다. 때때로 과거 서커스 공연의 장면을 재현하며 친밀한 우정을 보였다. 막다와 제니는 항상 함께 지내며 화목하게 살았다고 바자는 전했다.

코끼리는 감정적 지능이 높은 동물로, 애도와 기억의 행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