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주인에 막혔던 체코 댐 건설, 비버 8마리가 하루만에 ‘뚝딱’

조유경 기자 2025-02-10 17:32

비버. 게티이미지뱅크

사람들이 7년간 머리를 싸매며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한 비버 무리가 단 하룻밤 만에 해결해 버렸다.

최근 라디오 프라하 인터내셔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7년간 실행되지 못했던 체코 정부의 ‘댐 건설 프로젝트’가 8마리 비버 덕분에 단 하룻밤 만에 끝났다.

체코 정부는 브르디 자연경관 보호구역에 댐을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토지 소유권과 건축 허가 등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무리의 비버가 댐을 지으려던 그 장소에 하룻밤 만에 댐을 지어버렸다. 관계자는 “비버가 우리보다 먼저 프로젝트를 진행해 3000만 체코 코루나(한화 약 18억 원)를 절약했다”며 “그들은 심지어 돈도 받지 않고 건설했다”고 전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비버는 돌, 진흙, 나무 등을 사용해 댐을 건설한다. 댐은 이들의 식량 공급원이 되며, 포식자로부터 이들을 지켜주는 공간이 된다. 비버가 만든 댐은 물고기, 양서류 등 수생 생물 등에도 서식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동물학자 지리 블체크는 “비버들은 하룻밤, 길어야 이틀 만에 댐 하나를 만들 수 있다”며 “반면 인간은 건축 허가를 받고, 건축 계획을 승인받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댐 건설에 비버만큼 전문가는 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코 정부 관계자들도 “댐은 비버가 가장 잘 안다. 그들은 어디에 댐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인간이 종이로 그려내는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든다”고 했다.

댐을 점검한 전문가들도 비버들이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면서, 개구리 등 습지에 사는 생물 등이 살기에 좋은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