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여승무원, 사표 내고 돼지 키워 대박…“두달새 4000만원 벌어”

송치훈 기자 2025-01-23 10:50

사진=SCMP, 웨이보

중국의 한 승무원이 사표를 내고 고향으로 돌아가 돼지 농장을 시작해 두 달 만에 20만 위안(약 4000만원)을 벌었다는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2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출신 양옌시 씨(27)는 대학 졸업 후 5년 동안 중국 상하이의 한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했다.

업무 특성상 고향 집에 자주 갈 수 없었던 양 씨는 어머니가 지방종 제거 수술 등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양 씨의 어머니는 1년 내내 바빠 집에도 못 오는 딸에게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수술 사실을 숨겼다.

이에 충격을 받은 양 씨는 퇴직을 결심했다. 그는 ‘SCMP’에 “부모님은 항상 좋은 소식만 전하고, 나쁜 소식은 숨기셨다”며 “이제는 부모님과 함께 있고 싶었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싫었다”고 퇴직 이유를 설명했다.

외동딸인 양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아픈 어머니의 곁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하던 양 씨는 친척의 돼지 농장을 맡게 됐고, 자신의 농촌 생활을 담은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농촌 생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잃지 않은 양 씨는 12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얻게 됐다. 영상에서 그는 돼지 사료를 준비하고, 먹이를 주고, 농장을 청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아름다운 옷을 입고 돼지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모습도 담았다.

그는 “돼지 농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니 매일 허리와 등이 아프다.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냄새도 나게 된다”면서도 “이제 부모님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 동안 돼지 농장을 운영하고 가축 판매, SNS 관리 등을 통해 20만 위안(약 4000만원)을 벌었다”며 “현재는 농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고, 특산물 가게와 민박 운영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연은 중국 내 SNS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어머니를 향한 효심이 정말 존경스럽다. 용감하고 똑똑한 여자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잘 살 수 있다”며 양 씨를 응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