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어르신들에게 200만 원씩 준 中 재벌…그럴 만한 이유가

조유경 기자 2025-01-14 16:20

ⓒ뉴시스

중국의 한 억만장자가 매년 춘절이 다가오면 어릴 적 자신을 물신양면으로 도와준 마을 어르신들에게 용돈이나 고가의 생활 용품을 선물한다는 사연이 전해져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JD.com)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리우창동이 매년 춘절을 맞아 고향인 중국 동부 장쑤성 쑤첸시 광밍촌을 방문해 어르신들께 현금과 가전제품 등을 선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을에는 약 1400가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우 의장은 올해 역시 고향땅을 밟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8일 마을을 방문해 6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현금 1만 위안(약 200만 원)을 선물했다. 마을 주민인 쉬 씨는 “마을 위원회에서 리우 의장이 8일에 마을에 온다고 했다”며 “위원회에서는 리우 의장의 선물을 받으려면 등본 복사본과 신분증을 제출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쉬 씨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60세 이상이라 4만 위안(약 400만 원)을 받는다”며 “작년에는 오리털 패딩 재킷과 식품 등을 선물 받았다. 우리 모두 그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71세의 한 어르신은 리우 의장이 더이상 선물을 주지 않아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할 의무가 없다”며 “그가 열심히 일해서 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10년간 이런 선물을 우리에게 줬으면 됐다. 우리는 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우 의장의 이런 선행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고향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시작됐다.

고향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낸 리우 의장은 1992년 대학에 입학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마련하기 어려웠다. 이를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당시 현금 500위안(10만 원)과 계란 76개를 모아줬다.

리우 의장은 “마을 사람들의 도움은 내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데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리우 의장은 2016년부터 아내 장저텐과 함께 매년 고향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현금과 고가의 생활용품 등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우 의장의 자산은 495억 위안(약 9조 7940억 원·2024년 기준)으로 중국 부자 순위 72위, 장쑤성에서는 8위에 올랐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