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억 당첨된 女 8년만에 빈털터리…무슨 일 있었길래

뉴시스(신문) 2024-11-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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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억원의 복권에 당첨된 뒤 모든 것을 잃었어요” “집이 불타고 남편은 저를 떠났어요”

복권에 당첨돼 31억원을 받은 여성이 사치스러운 생활 끝에 화재와 이혼으로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살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각) 영국 더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라라 그리피스(54)는 대학교에서 만난 로저와 1997년 결혼해 첫째 딸 루비를 얻었다. 당시 라라는 예술 교사, 남편은 IT 분야에서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2005년 10월 영국 최초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돼 180만파운드(약31억7561만원)의 거액을 받게 된 것.

라라는 “새벽 2시 30분쯤 로저가 컴퓨터 화면을 보여줬는데 당첨금이 180만 파운드로 표시돼 있었다”며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복권 운영사 카멜롯을 통해 당첨 사실을 확인한 부부는 곧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호화 생활을 시작했다. 부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플로리다, 프랑스 등지로 여행을 떠났다. 또 15만파운드(2억6452만원)를 들여 미용실을 구매했고, 45만파운드(7억9357만원)에 집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들의 행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복권 당첨 5년여만인 2010년 12월, 부부의 집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가족은 모든 세간살이를 잃었고 입을 옷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은 8개월간 호텔과 라라의 어머니 집을 전전했다. 다용도실에서 시작된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둘째 딸 키티는 화재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고.

2011년 7월, 집을 수리해 다시 돌아올 수 있었지만 라라에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부부 사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멀어진 것.

결국 부부는 이혼을 결정했다. 2013년 12월, 이혼 절차가 마무리될 무렵 그 많던 재산은 바닥이 났다.

라라는 “당시 상식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돈을 어떻게 관리할지 남편과 대화한 기억이 없다”며 “집과 사업체를 비롯해 소유한 모든 것을 팔아야 했다. 완전히 재앙이었다. 저는 크론병에 걸려 당시 체중이 38kg밖에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라라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라라는 타투이스트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며 딸 루비(20), 키티(17)와 함께 어머니의 집에 머물고 있다.

라라는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겪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금 제 삶을 더 사랑한다. 정말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당첨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돈이 없는 것이 후회스럽지만 어떻게든 다시 돈을 벌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