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의 눈이 통과한 괌 섬의 중부와 북부 지역에는 2피트(66c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괌섬 전역에도 평균 30c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고 미 국립기상청의 브랜든 아이들렛 기상분석관은 말했다.
괌 국제공항도 태풍의 위력으로 몰아친 파도가 해안선의 산호초를 강타하며 지상을 휩쓰는 바람에 대부분 침수되었다.
현지 기상청은 “괌 섬 전체가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보기 힘든 상태였다”고 밝혔다. 창밖의 밀림이 마치 이쑤시개 통이 쓰러진 것처럼, 영화 ‘트위스터’의 장면 처럼 보였고 나무들이 전부 쪼개지고 쓰러져 있었다고 기상청의 쌍둥이 형제 통보관의 또 한 명인 브랜든 아이들렛은 말했다.
15만 명 인구의 괌에 2002년 이후 21년만에 최대 위력으로 닥쳐온 수퍼태풍 마와르에 대해 기상청은 바람, 폭우 및 생명을 위협하는 해일 파고의 ‘3중 위협’을 미리 예고했다.
또 현지 당국은 콘크리트 벽이 날아가고 연료 비축탱크가 파열되고 차량이 뒤집어질 수 있는 강풍에 대비하라며 주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했다. 기상 센터는 마와르가 최대 지속풍속이 시속241㎞를 넘는 카테고리 4의 ‘슈퍼 태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어로 ’장미‘를 뜻하는 ’마와르‘는 태풍 중심이 섬 북단을 밤 9시께 강타하고 빠져나갔다. 폭풍과 폭우 및 해일이 급습한 가운데 아직 정확한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이번 태풍이 섬 지상에 머문 시간은 30~35분에 불과했지만 이 태풍은 섬 전체를 서서히 통과하면서 태양열 발전 패널들을 하늘로 날려보내고 호텔외벽을 땅위로 무너뜨리는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피해를 냈다.
마치 제트기 폭음 같은 강풍의 소리가 밤새 하늘을 뒤덮었고 대부분 주택가가 침수를 겪었다.
찰란 파고 지역의 콘크리트 주택에 사는 주민 리 델 문도는 밤새 울부짖는 바람소리와 땅을 흔드는 강풍의 위력으로 밤새 뜬눈으로 새웠다며, 마치 로디오 경기의 말을 타고 점프 하는 것처럼 집안이 온통 흔들렸다고 말했다.
섬 전체의 피해 집계는 전력이 끊기거나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곳이 많아서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고 있다.
루 레온 게레로 괌 행정관과 조시 테노리오 부행정관은 섬 전체가 밤새 태풍으로 공포의 밤을 보냈다며 곧 차를 타고 피해정도를 알기 위해 순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적지만, 경찰차들과 개인 승용차들이 폭풍에 날려다니는 잔해물로 파괴되거나 뿌리가 뽑힌 나무들이 길을 막아서 운행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 곳을 통과한 마와르는 태평양의 넓은 해역을 횡단해서 다음 주 쯤 타이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하갓냐( 괌)=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