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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개전 이후 민간인 접근이 가능한 흑해 해안에서 집단 폐사한 돌고래와 알락돌고래 95마리가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과학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흑해에서 죽은 돌고래 수가 무려 5만 마리에 달한다.
연구를 진행한 우크라이나 환경 과학자인 이반 루세프 박사는 7월 발표한 보고서에 이번 전쟁으로 최소 5000마리의 돌고래가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불과 석 달 만에 그 수가 늘어난 것이다. 루세프 박사는 “가장 눈에 띄는 돌고래의 피해 증후는 흑해 주변에서 사체가 발견되는 것”이라며 “실제로는 죽은 동물의 약 5%가 해변에 밀려오고 나머지 95%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
돌고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건 러시아의 선박과 잠수함일 가능성을 높게 꼽았다. 파블로 골딘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은 “군함과 잠수함의 저주파 음파 탐지기가 돌고래의 생존 수단인 반향 위치 측정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반향 위치 측정은 음파와 소리의 반향을 이용해 주변 물체의 위치를 알아내는 방식으로 음파 장비에서 내보내는 저주파 신호에 의해 쉽게 교란된다.
이어 “전쟁으로 발생하는 소음공해는 물고기 개체수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물고기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물고기의 이동은 돌고래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마찬가지로 지역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했다.
한편, 과학계는 최근 발생한 돌고래 폐사의 원인과 범위에 대해 폭넓게 조사하고 있지만 몇몇 지역은 전쟁 중이라 돌고래의 피해를 정확히 조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