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中서 ‘동굴 식당’ 인기…대피소로 급부상

뉴시스(웹) 2022-09-02 12:04

중국에서는 올여름 무더위를 피해 지하 벙커와 ‘동굴 식당’에 현지인과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등 전쟁 공습 대피소가 중국 남서부에서 인기 대피처로 떠올랐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6~9월 충칭은 주민들이 더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하 공간 일부를 개방해 의자와 음료수, 보드게임, TV프로젝터 등을 완비했는데, 이곳에 현지인과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올해 베이징은 지난 1961년 이후 가장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지만,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으로 대피소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런 개조된 식당이나 카페, 상점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영업이 가능하다.

충칭과 인접 지역인 쓰촨성은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양쯔강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져 이들 지역에서 수력 발전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장들은 생산을 중단하고 충칭 3200만 시민들도 에어컨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동굴 훠궈(Cave Pavilion Hotpot)’ 식당이다. 과거에 공습 대피소에서 중국 훠궈를 나눠주기 위해 개조된 곳이다. 충칭은 육수에 소고기 지방과 붉은 칠리와 고추, 쓰촨 후추 옥수수를 넣어 만든 매운 훠궈로 유명하다.

지난 1989년 설립된 동굴 파빌리온 훠궈는 최근 취재진이 다녀간 뒤 광신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중국 최대 리뷰사이트 ‘디엔핑(Dianping)’에는 최근 줄이 길고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며 물이 자주 샌다는 고객 논평이 실렸다.

중국 국방 뉴스에 따르면 충칭은 퇴물이 된 공습 대피소 활용 캠페인에 따라 2010년대부터 일부 장소를 박물관과 상점 등으로 탈바꿈했다.

스톤 하우스 카페를 운영하는 첸 환웬은 “이곳은 더위와 단절된 데다 위치 자체가 색다른 분위기를 준다는 점에서 많은 고객들이 찾는 것 같다. 자체로 경험”이라며 “천장에서 물이 계속 떨어져 머리가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대신 시원함에 이끌린 방문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충칭은 냉방 시설이 폐쇄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에어컨이 설치된 지하철역 99곳을 주민들의 여름 휴게소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