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공로상 받고 웃음폭탄 “이 상, 올해로 끝냅시다” [SBS 연예대상]

[스포츠동아｜이수진 기자] 코미디언 이경규가 데뷔 45년 차의 내공을 담은 유쾌한 수상 소감으로 연말 시상식을 장악했다.

이경규는 30일 생방송으로 열린 ‘2025 SBS 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김구라는 “염치없고 불친절하고 자기중심적인 게 매력”이라며 이경규를 소개해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예능에서 웃기려면 좋은 사람의 덕목을 과감히 포기한 분”이라며 “여전히 현역으로 오래 활동해달라”고 덧붙였다.

무대에 오른 이경규는 “연예대상의 꽃은 공로상이다. 원래 대상 다음에 발표해야 한다”며 특유의 너스레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공로상은 아무나 못 탄다. 40년 이상 별 탈 없이 활동해야 하고, 한 번쯤은 대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객석을 웃겼다.

이어 “마지막 조건은 인성”이라며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래서 이 공로상은 내가 마지막으로 받는 상이다. 올해로 공로상을 폐지해야 한다”고 선언해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다 곧 “아니다. 내년에도 내가 받겠다”고 말을 바꿔 현장을 다시 한 번 뒤집었다.

이경규의 농담에 유재석이 “저 무탈합니다”라고 받아치자, 이경규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여유 있게 응수했다. 베테랑다운 순발력과 말맛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공로상 수상 무대는 웃음으로 채워졌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방송 현장을 지켜온 이경규의 무게도 담겼다. 현역으로 활동 중인 그는 여전히 예능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