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tvN <링크 :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영상 캡처
20일 ‘링크 :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연출 홍종찬/ 극본 권기영, 권도환) 5회에서는 18년 전 쌍둥이 여동생을 잃어버린 후 남들의 매정한 시선과 가족의 고통 속에 버텨야만 했던 은계훈(여진구 분)의 아픔이 드러났다.
먼저 스토커 이진근(신재휘 분)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소식은 노다현(문가영 분)을 또다시 공포로 몰아세웠다. 이제는 ‘그저 악몽이니까 괜찮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그런 와중에도 은계훈의 친절은 동정임을 상기하며 그와의 거리를 두려 했고 은계훈은 애써 밝은 척하는 모습 뒤 공포와 싸우고 있는 노다현의 감정이 훤히 읽혀 안쓰러움을 느꼈다.
여느 때처럼 잘생긴 셰프 은계훈을 향한 주민들의 극성스러운 관심이 이어진 가운데 그는 주민들의 물음에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은계훈이란 이름은 지화동 주민들의 케케묵은 지난 과거를 들추게 했다. 그가 바로 18년 전 실종된 여자아이의 오빠이자 은내과 아들임을 깨닫자 주민들은 저마다 예민해져 불편한 기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부모님은 잘 계시는지 등은 관심도 없어 한 동네 살던 이웃의 따스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노다현 역시 은계훈의 여동생 이야기를 듣고 그간 자신에게 마음을 쓴 이유를 조금은 이해 할 것 같았다. 망설임 끝에 “(박복한) 날 보고 기운 내요”라는 서툰 위로를 건네자 은계훈은 오히려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했다. “틈만 나면 상대방의 탓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까지 내 탓을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라는 말은 그녀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당시 겉으로는 위로의 말을 해도 속으로는 가족들의 소홀함을 탓하는 동네 어른들의 이중적인 태도와 동생과 링크 현상을 아는 학교 아이들의 노골적인 비난은 어린 은계훈에게 큰 상처가 됐다. 18년이 지난 현재에도 가족을 잃은 은내과 가족보다 실종사건으로 작은 불편을 겪었던 자신들의 기억을 부풀리며 은계훈 가족의 탓으로 돌리는 동네 주민들의 대화를 통해 그간 이 가족이 얼마나 큰 슬픔 속에 살아왔을지 가늠케 했다.
사진 제공: tvN <링크 :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영상 캡처
노다현은 동네 주민들의 이기적인 시선과 딸을 잃은 후 정신을 놓아버린 은계훈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보살피는 은계훈을 보며 그가 감내해온 더없는 슬픔과 아픔을 느꼈다. 그러고는 은계훈이 자신에게 베풀었던 것처럼 요리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스토브 앞에 섰다.
다시 은계훈과 마주 앉아 음식을 먹게 된 노다현은 낮에 있던 그의 어머니 일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은계훈은 익숙한 일이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눈물을 보자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 어느새 잠식돼 버린 슬픈 감정에 ‘링크 현상일 뿐 괜찮다’라며 스스로를 다독인 순간,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하지만 노다현의 눈물은 이미 멈춰 있는 상태. 어느 누구의 침범된 감정이 아닌 오랜 세월 참고 참아온 은계훈의 진짜 슬픈 감정이 봇물처럼 터지며 엔딩을 장식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