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 “22년만의 첫 주연, 그냥 울었죠” “실제로 딸 바보, 똥멍청이…딸에게 고마워요” “촬영 끝나고 고혈압 얻어, 매일 같이 악몽 꾸기도”
배우 조우진이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에 나섰다.
23일 영화 ‘발신제한’이 개봉했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최근 동아닷컴은 ‘발신제한’ 개봉 전 조우진과 화상으로 만나 데뷔 첫 단독 주연에 나선 소회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 조우진은 조심스럽고 겸손한 배우였다. 치열한 카 체이싱 액션을 선보인 추격 스릴러의 주인공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긴장한 채 인터뷰에 임한 모습이 반전 매력으로 다가왔다.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한 조우진은 영화 ‘내부자들’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도깨비’, 영화 ‘남한산성’ ‘1987’ ‘국가부도의 날’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남긴 조우진에게 ‘발신제한’의 의미는 남다르다. 데뷔 22년만의 첫 주연이기 때문. 조우진은 이를 ‘기적’이라고 칭했다.
“‘발신제한’ 포스터가 처음 공개된 날 소리 없이 울었어요. 그날 바로 우진 인사이드 팬카페에 들어가 글을 적었어요. ‘홍보도 하고 개봉을 하게 됐다. 지금부터 펼쳐지는 모든 일들은 1999년 50만원 들고 상경한 저로서는 기적’이라고요”
“악몽을 자주 꿨어요. 매일을 못 잤고요. 긴장, 공포, 당혹, 부담감을 안고 촬영을 하다 보니 잠을 자다 경기를 하며 깬 적도 있었죠. 현장에서는 내 정신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촬영이 금방 지나갔어요. 촬영이 끝나고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털썩 주저앉아버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극한의 상황에서 나오다 보니 조우진이라는 사람의 몸이 어떤지, 정신은 괜찮은지, 온전한 정신과 마음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도 했어요. 이번 키워드가 거의 혈압, 기적이네요(웃음)”
조우진은 성규 역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 위기를 맞은 가장을 표현해냈다. 성규는 가족을 위해 일하는 성실한 가장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인물. 그러던 중 폭탄 위협을 받고 생사가 오가는 추격전을 펼치게 된다. 성규는 추격에 사활을 걸었다. 자신의 차에 딸과 아들이 탔기 때문. 성규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끝을 알 수 없는 도심 속 레이싱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의 조우진, 이재인의 부녀 호흡은 추격전보다 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첫 단독 주연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언론시사회 이후 조우진의 연기력을 극찬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우진은 조용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더한 반응이 오면 도망가고 싶을 거 같아요. 홍보는 하고 도망갈게요(웃음)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여느 작품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조우진.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조우진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칭찬은 없는지를 물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