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때문에 글로벌 음식 된 ‘짜파구리’

dlab@donga.com2020-02-12 18: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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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덕분에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조리한 음식인데요. 영화 ‘기생충’에서 조여정(연교 역)이 가정부에게 전화해 “아줌마 짜파구리 할 줄 아시죠?”라며 8분 안에 한우 채끝살을 넣은 짜파게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부자들이 먹는 짜파게티에 ‘한우 채끝살’이 들어가는 장면은 빈부격차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2월 10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트위터에 짜파구리 사진을 올리면서 “대사관 동료들과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면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11일 영화 투자배급사 CJ ENM 구내식당에는 점심 메뉴로 짜파구리가 등장했습니다. CJ ENM은 영화 기생충의 투자와 제작을 맡은 회사입니다.



농심은 ‘짜파구리’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10일 농심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1분 분량의 ‘짜파구리’ 레시피 영상이 11개 언어로 올라왔습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은 ‘짜파구리’를 ‘라면(Ramen)’과 ‘우동(Udon)’을 섞어 만든 신조어 ‘람동(ramdon)’으로 번역했습니다. 이는 '짜파구리'를 모르는 외국인들을 배려한 번역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영어로 한식 조리법을 소개하는 유튜버 망치(Maangchi)도 지난 1월 30일 쇠고기 짜파구리 영상을 올렸습니다.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라면의 특징과 '짜파구리'의 맛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데요. 해당 영상은 10여 일 만에 67만 회 조회되는 등 누리꾼에게 인기를 모았습니다.

해외 누리꾼들은 “어젯밤에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영화를 보고 이걸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기생충 4관왕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람동(Ramdon)’과 짜파구리(Jjapaguri)’를 검색하면 해외 유저들의 짜파구리 인증, 후기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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