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 얼어붙은 고양이들 따뜻한 ‘커피’ 부어 구조

dlab@donga.com2020-02-01 09:00:02
공유하기 닫기
하얀 눈에 덮인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어린 동물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캐나다 남성 켄달 디위시 씨는 눈더미 위에 앉아 있다가 꼬리가 바닥에 달라붙어 버린 고양이 세 마리를 발견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구조했습니다.

출처=켄달 씨 페이스북 (@kendall.diwisch)
알버타 주 드레이튼 밸리에서 석유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켄달 씨는 1월 23일(현지시간) 차량 시험운전 도중 묘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그는 눈더미 위에 작은 고양이 세 마리가 서로 등을 맞대고 절박하게 우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아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고양이들은 도망가지 않은 게 아니라 못 간 것이었습니다. 꼬리 끝이 눈과 함께 얼어붙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출처=켄달 씨 페이스북 (@kendall.diwisch)
손으로 꼬리를 떼어 보려 했지만 털과 눈이 엉켜 붙어 억지로 떼어내면 고양이들이 다칠 수도 있었습니다. 난처한 순간, 켄달 씨는 기지를 발휘해 차 안에 놓아둔 텀블러를 가져왔습니다. 텀블러에는 따뜻한 커피가 들어 있었습니다.

켄달 씨가 고양이 꼬리 근처에 커피를 살살 붓자 온기에 눈이 녹아 내리면서 붙어 있던 꼬리도 무사히 떨어졌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낯선 인간이 자신들을 구해주었다는 걸 이해한 듯 도망치지 않고 켄달 씨의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출처=켄달 씨 페이스북 (@kendall.diwisch)
아기고양이 세 마리를 구조한 켄달 씨는 따뜻한 집으로 녀석들을 데려가 밥을 먹이고 보호하는 한편 입양 보낼 준비를 했습니다. 다행히 세 마리는 새 가족을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켄달 씨는 자신의 SNS에 “세 마리가 서로 떨어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었으면 했는데 다행히도 한꺼번에 입양 보낼 수 있게 됐다. 이 작은 녀석들은 잘 먹고 물도 잘 마시며 아주 건강하다. 관심과 입양 문의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고양이들 사진을 올렸습니다.

기지를 발휘해 따뜻한 커피로 생명을 구해 낸 켄달 씨의 판단력에 네티즌들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각박한 세상에 인류애를 점점 잃고 있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진다”, “켄달 씨의 재치에 박수를 보낸다. 당신은 영웅이다”, “고양이 세 마리 이름은 라떼, 모카, 에스프레소로 하는 게 어떨까”라며 사연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