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아들과 함께 30번째 풀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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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2019-09-13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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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훈(왼쪽) 배재국 씨 부자가 8일 공주백제마라톤 출발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공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반드시 완주할 거예요.”

3년 만에 동아일보 2019 공주백제마라톤 현장을 찾은 배재국 씨(23)는 또박또박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오랜만의 공주 방문이 설렌 듯 밝은 표정이었다. 그런 재국 씨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아버지 배종훈 씨(53)는 “재국이가 좋아하는 만큼 재미있게 달리겠다”고 말했다.



여섯 살 때부터 근육이 굳는 난치병인 근이영양증을 앓기 시작한 재국 씨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2009년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경기 파주 임진각까지 620km의 국토종단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전국 방방곡곡의 풍경을 볼 수 있는 마라톤도 그에게는 삶의 의미를 찾는 기회다. 2013년 처음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한 두 부자는 2015년 미국 뉴욕 마라톤에도 참가해 4시간36분46초의 기록으로 완주하기도 했다.

이번 공주백제마라톤은 부자 통산 30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다. 아버지가 재국 씨의 휠체어를 천천히 밀며 이날 두 사람의 긴 여정이 시작됐고, 출발 당시의 목표였던 ‘4시간 이내’에는 못 미쳤지만 4시간36분49초로 완주했다.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도 참가했던 두 부자의 올해 목표는 다음 달 경주국제마라톤 풀코스까지 완주해 ‘런 저니(Run Journey·달리기 여행)’ 기념메달을 받는 것이다. 대회 조직위는 올해부터 동아일보 3대 마라톤대회(서울, 공주백제, 경주) 완주자들에게 대한민국 최고 건각의 상징으로 기념메달을 지급한다. 3년 만에 공주백제마라톤에 참가한 이유도 앞으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의 영예로운 상징이 될 기념메달을 받기 위해서다. 아버지 배 씨는 “변수도 많고 사정이 좋지 않아 고민 중이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경주 대회도 꼭 참가하고 완주해서 런 저니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말했다.





공주=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