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와 찰떡 케미 뽐내는 매니저는? 박재영 PD는 알고 있다

pige326@donga.com2019-11-20 1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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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째영 맨이져' '구매현피(구매니저 현재 피디)', '구피돌매(구피디 돌아와 매니저로)'는 모두 펭수 매니저 박재영 씨에게 붙은 애칭입니다.

펭수가 목 놓아 부르는 '박재영 매니저'는 최근 EBS 자이언트 펭TV PD로 승진했습니다. 일부 구독자는 동물(펭수) 매니저 일을 잘해서 EBS가 박재영 씨에게 PD 직책을 주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입사한지 1년 된 새내기 PD입니다.

Q. EBS 입사 이후 자이언트 펭TV로 오기까지 어떤 프로그램을 거쳤나요?

A. 저는 2018년 편성기획부로 입사해 모모(momoe)라는 EBS 모바일 프로그램에 몸담고 있었어요. 제게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할 기회가 주어져서 ‘밥친부터 시작(이하 밥친)’이라는 콘텐츠를 론칭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밥상에 앉아 대화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내용인데, 아이돌 홈마와 경호원을 시작으로 초기 4편을 제작한 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이하 세나개)' 프로그램 조연출로 옮겼습니다.

자료제공: EBS 교육방송
Q. 펭수 매니저로 출연하는 분량이 늘고 있는데, 주위에서 많이 알아봐 주시나요?

A. 신기할 따름이에요. 출연을 결심했을 때만 해도 ‘누가 나를 알아보겠어?’라고 넘겼는데, 제 썩은 표정이 인기를 타면서 분량도 늘더라고요. 게다가 펭수 인기가 폭발하면서 최근 들어 저를 알아보는 사람도 생겼어요.

특히, EBS에 견학 오는 아이들이 “펭수 매니저~”라고 부르는데 “얘들아 나 PD야”라고 말하자니 괜히 동심파괴하는 것 같아서 매니저인 척 웃으면서 지나가요.

펭수 매니저가 되기까지 '밥친'과 '세나개'를 거쳤던 박재영PD. 그는 개똥을 닦던 중 자이언트 펭TV 이슬예나 PD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자이언트 펭TV 모바일 쪽을 담당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마침 편성기획부일 때 제작한 밥친 콘텐츠 초기 네 편 중 두 편이 17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박PD는 자연스럽게 자이언트 펭TV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펭수 원조 처돌이=자이언트 펭TV 제작진
Q. 펭수감성이 기존 EBS 콘텐츠와 다른데 이렇게 변화를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이 있나요?

A. 펭수 자체가 통통 튀는 매력을 갖고 있어요. 펭수가 지닌 독특함에 저희 제작진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인 거 같아요. 자이언트 펭TV 팀이 EBS 내에서 젊은층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팀 분위기가 좋아서 당장의 조회수보다는 '제작자인우리가 만들면서 재밌어야 한다'가 제작 기저에 깔려 있어요. 저희가 넘지 않아야 하는 선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경계 안에서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입니다.

박재영 PD에게 '펭수 신드롬'의 비결을 묻자 젊은 제작진이 보여주는 펭수를 향한 강한 신뢰와 이를 져버리지 않는 펭수의 독보적인 예능감이 더해져 가능한 일이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제작진들은 이육대(EBS 육상대회) 이전부터 펭수의 진가를 알아봤다고 합니다. 제작진들은 펭수와 함께하는 촬영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도 웃음을 줄 수밖에 없는 콘텐츠라고 확신했습니다.

EBS 내부에서도 펭수를 두고 "신선하다, 기대가 된다"는 응원이 많았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많은 팬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극 중 매니저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계신다"

박재영 PD는 최근 펭수 매니저를 했을 때와 다른 고민이 생겼다고 합니다. 펭수 사인을 받아달라거나, 사진을 찍어달라 등 팬들 요청을 뒤로하고 촬영을 강행할 때면 PD와 매니저 역할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자신이 헤쳐나가야 할 일임을 박 PD는 알고 있었습니다.

"촬영장에서 긴장이 아닌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한참 더 배워야겠어요."

예쁜 병맛과 고급진 B급 콘텐츠
Q.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어려운 이야기를 말도 안 되는 B급 코드로 풀어내길 좋아해요. 누구나 꾸벅꾸벅 졸 수밖에 없는 강연조차도 웃기게 풀어내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이전에 있었던 이야기더라도 전에 없던 형식으로 탈바꿈시켜서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B급 코드로 향하는 길목 중 하나가 펭수겠죠?

자료제공: EBS 교육방송
마지막으로 박재영 PD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지 묻자 그는 "여운은 있되, 뒤끝은 없는 콘텐츠"라며 소신을 밝혔습니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보고 그 어떤 이도 상처받지 않고, 다 본 후 개운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박 PD는 "펭수가 남극으로 금의환향하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펭수 옆에서 함께 달려주겠다"는 약속을 남겼습니다.

박선주 기자 pige32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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